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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3-06-13 14:25
고든치 살이 2편
 글쓴이 : 달빛
조회 : 3,887  
6월 숲이 이리 싱그럽고 고운줄 몰랐다.
늘 4월 연록 숲이- 그러니까 분홍 산벚과 어우러진 숲과
단풍진 10월 숲만 좋은줄 알았다.
 
주중 5일은 열심히 일하고
금욜이면 나는 퇴근을 조금 당겨서 고든치로 달아난다.
요것 조것 -
집을 꾸밀 자재들을 구해 싣고,
반찬을 챙겨넣고....
멀리 비행기 타고 2주쯤 여행가는 것 만큼 기다려지고 설레인다.
 
횡임계곡으로 들어서면
6월 숲에  산그늘이 드리워지고
저녁산새가 요란하다.
가르릉 가르릉~~~
잠깐--나는 아프리카 응고롱고 숲에 앉아 듣던 새소린줄 착각을 순간으로 한다.
 
이미 해그름이라 지나는 차량도 없다.
사람의 왕래도 없는 산골길이 호젖하고
싱그러운 바람이 차창으로 든다.
 
근무지서 겨우 2시간을 달려왔는데
딴 세상에...그것도 아프리카를 순간 떠올리다니...
 

  '명주하우징'이 지어준 집.
돌려놓고 보아도 예쁘다.
노적봉이 여전히 묵직하게 집안으로 들고
나무 그늘아래 김부장님이 만들어 주신 평상이 놓였다.
저 평상에 누우면 바람이 이세상 것 아닌듯 하다.
 
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<중산층>을 물었더니,
' 30평아파트에 살고
월수입 500만원.
2,000 cc 이상 차량 소유
통장잔고 1억.
년 2회이상 해외여행을 갈 수 있고...'라 한다.

그렇다면 나는 아예 중산층은 되지 못한다.
20.8평짜리 집에
써금써금한 -때때로 시동도 잘 안걸리는 차와
월급은 300만원을 겨우 넘기고,
통장엔 집 짖느라 마이너스가 2,000만원.
해외여행은 당분간 꿈도 못 꾼다.
 
그래도 나는  행복하다.
주말 고든치를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는 하루 하루가 행복하고
나를 받아준 고든치가 있고
나 좋아하는 산목련이 하얗게 쏟아지도록 피는 계곡이 바로 집 뒤다.
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- 계곡물에 소복히 떨어진 꽃잎-

주말에 가 있다는걸 아는 친구들이 토욜이면 들어온다.
들어온다 가 아니라 그냥 들이닥친다.
내 대답을 들을 필요를 안 느끼고 온다.
해서 더 반갑다.
벚이 없는 인생길이 얼마나 외롭겠는가-

한낮 더위를 피해 산속 계곡으로 들어서면 ( 집 나와 3분만 걸으면 숲 짙은 계곡이다)
예쁜 새소리, 물소리, 바람소리가 있다.
꽃잎이 있다.
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나란히 발을 담그고 -
아무말 하지 않아도 뜻이 서로 통하는 벚-
 

나도 담근다.
발 시리다.

물가엔 이끼도 곱고
 
밖은 30도를 넘기는 더위다.
햇살이 뜨거워 운신하기 힘든데
계곡안은 여름꽃들이 참으로 소담하다.
 
 
오픈 천정은 이 여름 한 몫 한다.
보라빛 등은 김부장님 안목이었는데,
나는 그 가운데 연을 걸었다.
 
나는 저 연꽃을 몇년 전 만났을때 어찌나 감동했던지..
모든 연꽃들이 하늘을 바라보고 피어났을때,
다소곳이 고개를 숙였는데,
그 자태가 참으로 가지런하고 겸손하여 숙연해했었던 기억이
사진을 걸고 나니 새롭게 되살아난다.


벌레한마리 끼지 않은 연의 속이 깨끗하고 가지런해서
'겸손= 더 없는 아름다움'...으로 연결하여 생각했었다.
 

썰렁하던 안방에 미송침대를 들였다.
<진주교도소>에서 기술 익히는 아이들이 만든것이라 보람있다.
'교정본부' 쇼핑센터에 들어가면 살 수 있다.
나무향이 솔솔나서 잠도 솔솔~~~잘 든다.
 
 
창은, 아파트 작은 창에 심심풀이로 떠서 걸었던
낡은 뜨게 커텐을 우선 걸었는데,
생각보다 시원하다.
집게가 없어 빨래집게를 썼다.

내가 좋아하는 온돌방
연동창으로 안방창이 얼 비쳐 시원함을 더한다.

온돌방 창에도 역시 아파트 창에서 쓰던,
결코 비싸지 않은 커텐을 가져다 걸었다.
 
옆 벽이 허전하여 잘 찍지도 못하는 솜씨지만
 장미 사진 두장을 걸었다.

명주하우징 홈피를 본 후배가
벽 등이랑 어울리겠다며
이 시계를 사 주었다.
꼭 맞게 잘 어울린다.
 
행복하고 오이하고는 작을수록 달콤하다던가???
부자 아닌 서민으로 살며
 원하던 곳에 작은 보금자리하나 마련하기 그리 쉽지는 않았다.
집 짖느라 빚도 지고,
여행도 포기했다.
 
돈 들여 예쁜 커텐을 마련하는 일은 차차 생각해야한다.
쓰던것으로 활용하여도 행복한-
작은 사진 하나 걸어도 충만한...
 
저의 고든치 살이입니다.
 
 
 
 
 
 

 




최고관리자 13-06-14 08:17
 
오늘이 그 설레이는 금요일네요. ^^
들이닥칠 곳이 있는 친구분들이 넘넘 부럽고,
고든치 계곡에 가지런한 고무신을 보며 또 부러움으로 사진들을 한참 들여다 봅니다.
아기자기 장식을 하니 집이 갓 지었을 때랑은 다른 느낌으로 아늑하네요.
건축주님이 들려주신 고든치 소식에
덩달아 저도 오늘 하루를 즐겁게 시작합니다. ^^
아참, 이 글을 제 블로그 (DAUM블로그-팔팔한 아나싸장의 은밀한 작업)로 모셔가도 될까요?
아마 허락 하실 때 쯤이면 이미 떠억허니 제 블로그 메인을 장식하고 있을 거 같긴 합니다만,,, ㅎㅎㅎ
달빛 13-06-14 13:19
 
우아한 아나싸장의 눈동자 같은 계곡 물방울이 그리워 오늘도 고든치로 달아납니다.
'치악산국립공원' 표지판이 나타나면 그기서부터는 아프리카로 착각? 하지요.
인적없는 짙은 숲에 새소리 어찌나 영롱한지..........
<명주하우징> 치니 블로그 메인에 떠 있어 깜~~딱~~놀랐어요.
그저 하루 일기일뿐인 제 글을 이리 아껴주시니...고마울따름입니다.
잘 살고 있습니다요 고든치...
딸기네 13-06-16 09:49
 
제가 언제나 그리던 그런 곳입니다.
완전한 자연과 거기에 어울리는 집과 벗들.....
집 지으려면 마음 고생이 크다고 해서 수년전에 그저 적당해 보이는 전원주택을 샀는데
후회가 많이 되네요.
진작에 명주하우징이 아나싸장님, 김모사장님, 김잡부님 회사라는 걸 알았더라면
저도 제가 좋아하는 터를 구해 자리를 잡았을텐데 하고 아쉽습니다.
그래서 부러움도 더 큰 것 같습니다.
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^^